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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 경제’가 뜬다

자기만족형 소비와 새로운 비즈니스


2026-01-12      

멜빵 바지와 작은 원피스, 앙증맞은 모자 등... 이처럼 정교한 의상들은 아동복이 아니라, 인형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인형 옷’이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섬세한 디테일과 감각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작은 인형을 가방에 달고 다니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한때 전통 산업 생태계에서 ‘마이너한 액세서리’정도로 여겨졌던 자투리 천 조각 봉제 사업이, 이제는 와이(娃衣, 인형 옷) 경제로 부상하면서 아트토이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이어진 끝없는 대기 행렬부터 개인 창작자의 창의적 아이디어, 나아가 해외시장에서의 선풍적 인기까지, 인형 옷은 ‘부담 없이’, ‘자주’, ‘함께 즐기는’ 특징을 바탕으로 현대 젊은 세대의 ‘자기만족형 소비’ 욕구를 정확히 공략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청소년연구센터가 발표한 <2025 Z세대 감성 소비 보고서(2025 Z世代情緒消費報告)>에 따르면 Z세대의 56% 이상이 정서적인 만족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형 옷은 ‘적은 비용으로 큰 감정적 만족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는 단순한 꾸미기 놀이를 넘어 개인 창업의 활성화, 중국 제조업 공급망의 신속한 대응 능력이라는 토대 위에 국경을 초월한 감성 소비 트렌드가 더해져 탄생한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라 할 수 있다.




정적인 수집품에서

살아 숨 쉬는 ‘감정의 매개체’로

폭발적인 인형 옷 열풍은 본질적으로 아트토이의 역할과 정체성이 진화한 데서 비롯됐다. 과거 인형은 책상 위에 놓아두는 정적인 수집품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꾸밀 수 있고’, ‘함께 외출하며’, ‘일상을 기록하는’ 감정의 매개체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인형 꾸미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인형을 구매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머리 모양, 메이크업 등을 직접 디자인하고 소품을 이용해 스타일링하며, 인형을 여행에 동반해 ‘인생샷’을 촬영하는 등 능동적 창작자이자 반려인으로 역할을 넓혀 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 같은 열기가 관련 소비 공간이 활성화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충칭(重慶)의 인형 옷 편집숍 ‘헤이 프렌드(HeiFriend)’를 보면, 10여 m²남짓한 공간에 수십 위안대(약 2000원~2만 원)의 기본 제품부터 수천 위안대의 맞춤형 하이엔드 제품까지 모든 등급의 제품 라인을 갖추고 있다. 월 매출은 초기 3만 위안에서 현재 12만 위안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그중 단가 880위안의 <대리사 일지(大理寺日誌)> 공식 컬래버 의상 등 중·고가 제품의 판매 호조는 인형 옷이라는 특정 세부 분야의 전문적 미감과 문화적 속성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평가를 보여준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열풍이 놀라운 트래픽 수치로 이어졌다. 타오바오(淘寶) 주요 매장의 월 판매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했고, 더우인(抖音)에서는 관련 주제의 누적 조회수가 10억 회를 넘었으며, 샤오훙수(小紅書)에서는 공유 게시물이 50만 건에 달하는 등 SNS 주도 하에 ‘디지털 옷장’이 형성됐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인형 옷은 이미 새로운 형태의 ‘소셜 자본’이 됐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커뮤니티 안에서 코디 공유하기, 아이디어 겨루기, 미적 감각 뽐내기가 일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공유를 통해 얻는 사회적 만족감은 소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며, ‘인형에게 옷을 사주는 행위’가 높은 충성도와 재구매율을 특징으로 하는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전통적인 품목을 판매하던 판매자들 역시 이 세분화된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있다.




인형 옷 열풍에 드러난

‘자기만족형 소비’의 새 패러다임

인형 옷 산업이 빠르게 자리 잡고 급속도로 확장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연하고 다양한 참여 방식이 있다. 이는 다양한 사업자에게 윈윈(win-win)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개인 창업자에게 진입 장벽이 낮은 인형 옷 시장은 커리어 전환이나 부업을 시도하기에 매력적인 무대가 되고 있다. 쑤아셴(蘇阿先)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인터넷 대기업에서 14년간 근무한 전형적인 ‘베테랑 직장인’이자 아트토이 캐릭터 라부부(LABUBU)의 열렬한 수집가였다. 2025년 5월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뒤, 그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서기보다 자신의 취미와 전문성을 결합하는 길을 택했다. 시각디자인 전공이라는 강점을 살려 라부부를 위한 짠화(簪花, 머리 장식 꽃)와 인형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험 삼아 중고 거래 플랫폼인 셴위(閒魚)에 작품을 올렸다. 그러나 놀랍게도 첫 구매자들은 실물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주문을 넣었다. “한 구매자는 ‘걱정 안 한다’라고 말했고, 물건을 받아보고서는 아주 만족했다.” 이런 신뢰를 통해 그는 인형 옷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불과 두 달 반 만에 수입은 4만 5천 위안에 달했고, 부업으로 시작한 일이 점차 안정적인 사업으로 전환됐다. 이는 세분화된 시장에서 오리지널 디자인이 지닌 강력한 흡인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의 말처럼, “이 시장은 평범한 사람도 작은 관심사를 안정적인 사업으로 키울 수 있게 해준다.”


생산·공급 측면에서는 저장(浙江) 이우(義烏)가 파편화되고 빠르게 변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중국 제조업의 극강의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인형 옷 시장에 진출한 룽싱(绒星) 아트토이 스토어의 구후이제(谷會杰) 대표는 불과 3개월 만에 매장 세 곳을 열었고, 판매량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주문이 한때 보름 뒤까지 밀릴 정도였다. 구 대표는 인터뷰에서 “해외 소비자들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형 옷을 사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의 젊은 층과 마찬가지로 인형을 감정적 동반자로 여기고, 계속해서 인형에게 새로운 옷을 사주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그의 디자인 팀은 매일 약 20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명절·계절·애니메이션 컬래버·오리지널 중국풍 테마 등 수천 가지 스타일을 축적해 왔다. 그는 “춘절(春節, 중국 음력 설)의 빨간 솜옷부터 크리스마스 루돌프 의상까지, 시장 반응이 나타나는 IP(지식재산)는 즉시 상품화한다”라고 구체적인 예를 들며 설명했다.


사업의 빠른 확장 비결에 대해서 그는 “공장에 300~400명의 직원이 있고, 하루에 5~8만 벌의 인형 옷을 생산할 수 있다. 디자인부터 패턴 제작, 생산까지 빠르면 3일이면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팀은 ‘주문이 들어와야 생산하고, 품절이 된 후에 재입고’하는 제로 재고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라며 “이 방식으로 재고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가격 전략도 이원화했다고 밝혔다. 학생층과 입문자를 겨냥한 기본 제품 라인은 20~30위안, 자수나 비즈 장식을 더해 프로 수집가를 타겟팅한 중·고급 라인은 가격을 200위안 이상으로 책정해 판매량과 수익을 동시에 잡았다. 동시에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층을 확보하고, 신제품 디자인 시안 공개 후 바로 공동 구매가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한 컬래버 제품은 300세트가 30분 만에 완판되며 한 번의 공동 구매로 50만 위안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산업 트렌드는 이제 다국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외 소비자 역시 정서적 동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송금(宋錦, 송나라 시대 고급 비단) 치파오 같은 중국 전통문화 요소를 담은 인형 옷은 남미, 북미, 일본과 한국, 중동 시장에서 특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가 고객에게 ‘인형 옷’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구후이제 제공


자기만족 시대의 도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

인형 옷 열풍의 부상은 현대 소비 구조가 ‘물질적 충족’에서 ‘정신적 자기만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라오궈링(勞幗齡) 상하이재경(財經)대학 전자상거래연구센터 소장은 인형 옷의 매력은 높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에 있다고 분석한다. 수만 위안에 달하는 명품 소비와 달리 정교한 인형 옷 한 벌은 비교적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인형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소유자에게 즉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소비 심리는 전통적인 ‘실용 중심’ 사고를 대체하며 젊은 세대의 소비 판단 기준을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 유행’에서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어떻게 도약할 것인가는 업계 종사자 모두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류후이(劉慧) 둥화(東華)대학 패션·예술디자인학원 교수는 현재 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 심각한 동질화와 저가 경쟁을 지적하며, 이런 현상은 소비자를 금방 질리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앞으로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오리지널 디자인 역량, 안정적인 IP 육성 능력 그리고 뚜렷한 브랜드의 시각적 아이덴티티에 집중될 것이다.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갖춘 브랜드만이 치열한 모방 경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아울러 소비 가치관의 변화 역시 업계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친환경 패션 철학이 확산하면서 친환경 소재 사용과 재활용 포장 도입이 감성 소비에서 점차 중요한 잠재적 가점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Z세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치 추구와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인형 옷 산업이 고급화와 지속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데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글 | 푸자오난(付兆楠) AP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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