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2

삼산오원 문화예술센터 외관
삼산오원의 보호와 계승은 단순히 역사적 맥락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유산이 현대인의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여 역사와 현실이 어우러지고 인문과 자연이 공생하는 데 더 역점을 두고 있다.
지하에 ‘숨겨진’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
삼산오원 문화예술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연이어 펼쳐진 원림 건축물 외벽의 원목색 커튼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튼월 위로는 회색 현산정(懸山頂, 처마가 벽체를 넘어 돌출된 전통 지붕)이 층층이 맞물려 파도치듯 출렁인다.
2024년 삼산오원 문화예술센터는 창춘원 서화원(西花園) 옛터에 정식으로 준공됐다. 총 건축면적이 2만 1000㎡에 달하는 이 공공문화시설 단지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극대화하고 삼산오원의 전체적인 역사적 풍모를 해치지 않게 하려고 전체 면적 중 약 1만 9000㎡를 지하에 교묘하게 ‘숨겨’놨다.
지상 건물은 대부분 1층이고 일부만 2층으로 구성됐으며 지하 건물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하 1층에는 기획전과 특별전을 위한 전시실 두 곳과 사회교육 활동공간이 마련돼 있고, 지하 2층에는 상설 역사문화전시와 디지털 몰입형 전시를 중심으로 한 전시실 세 곳이 있어서 삼산오원 지역의 역사적 풍모와 문화적 내력을 체계적으로 선보인다. 지하 3층은 삼산오원 관련 문헌 자료의 연구와 해석, 관련 문화유산의 복원 및 보호 기능을 담당한다.
계획에 따르면 삼산오원 문화예술센터는 이화원 박물관, 원명원 박물관 및 다수의 대학 박물관과 함께 삼산오원 박물관 클러스터를 형성해 문화유산 보호 및 활용 성과가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돌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칭허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흑고니
오래된 하천의 새 모습
칭허(淸河)는 삼산오원 지역의 중요한 역사문화 하천이다. 그중 수춘자(樹村閘, 수춘 수문)부터 티다시차오(體大西橋, 베이징 체대 서쪽 다리)까지 이어지는 총길이 1.17km의 구간은 ‘칭허의 섬(清河之洲)’이라는 시적인 이름으로 불린다.
2020년 ‘칭허의 섬’을 시작으로 하이뎬구는 칭허 양안 종합 정비 및 업그레이드 사업을 시작했으며, 삼산오원의 역사문화적 요소를 경관 설계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초가을 저녁 칭허의 섬을 찾으면 강 양쪽으로 빽빽이 우거진 갈대가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물 위에서는 야생 오리가 유유히 헤엄친다. 어떤 오리는 먹이를 구하느라 물속으로 머리를 박아 뾰족한 꼬리가 하늘을 향해 흔들리고, 또 어떤 오리들은 서로 쫓고 쫓기며 물보라를 일으킨다. 구불구불한 강변을 따라서는 키 큰 나무와 작은 꽃들, 정자와 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산책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대포 카메라’를 들고 다리 위에서 석양을 기다리는 사람까지... 저마다의 시간이 흐른다.
발걸음을 늦추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크지 않은 이 공원에 독창적인 장인정신이 발휘된 부분이 적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차갑고 딱딱한 회색 콘크리트 수문관리실은 높낮이가 들쭉날쭉한 전통 경사 지붕과 물결무늬 격자를 더해 자연 본연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도로의 빗물 배수구가 전망 데크 아래 절묘하게 숨겨져, 데크 위에서는 작은 배와 구름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어 제법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명원의 회방(匯芳)서원 미월헌(眉月軒)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건물 두 채가 있는데, 곡선형으로 달처럼 휘어진 건물은 월헌(月軒), 공간이 둘로 나눠진 건물은 ‘미헌(眉軒)’이라 한다. 공원 안에는 3000㎡ 규모의 논을 따로 조성해 경서도(京西稻, 베이징 서부에서 재배되는 고급 벼)를 심고, 그 사이사이 작은 초가와 정자가 어우러져 한 폭의 전원 풍경을 완성한다. 한때 오염으로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질색하던 악취 나던 도랑은 명실상부한 ‘칭허’로 되살아났고, ‘칭허의 섬’은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오락을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통과 현대, 역사와 미래, 인문과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삼산오원은 새로운 시대의 풍경을 계속해서 펼쳐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