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2

석양이 물드는 가을, 이화원의 고즈넉한 풍경
베이징(北京)의 지형은 서북쪽이 높고 동남쪽이 낮으며, 서쪽에는 태항(太行)산맥의 북단에 해당하는 서산(西山)이 있고, 북쪽에는 연산(燕山)산맥의 한 구간이 자리하고 있다. ‘삼산오원(三山五園)’은 바로 이 서산 자락이 산맥에서 평원으로 넘어가는 지역에 위치한다. 산속에 고인 물이 이곳으로 흘러 모여들며 크고 작은 호수를 이루었고, 그로 인해 ‘삼산오원’이 있는 지역은 ‘하이뎬(海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역사적으로 요(遼)·금(金)·원(元)·명(明)·청(淸) 모두 베이징을 수도 혹은 배도(陪都, 수도 외에 추가로 설치한 부수도)로 정했다. 이 일대의 수려한 산수와 서늘한 기후를 눈여겨보고 행궁과 사찰, 원림(園林)을 끊임없이 조성해 왔다. 그 결과 청나라 시기에 이르러서는 황실 원림을 중심으로 사원(賜園, 황제가 하사한 원림)과 개인 소유 원림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산림과 논이 둘러싸며, 그물처럼 얽힌 수로와 거리가 연결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게 됐다. 이번 호 <지방순례>에서는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서린 ‘삼산오원’을 살펴보려고 한다.
글|리자치(李家祺) APC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