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2

2024년 2월 11일에 촬영한 신장 아커쑤 지역 톈산 퉈무얼봉의 모습이다.
아커쑤 지역은 신장 톈산산맥 남쪽 기슭과 타리무(塔里木, 타림)분지 북단이 맞닿는 점이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길이가 약 1100km에 이르는 톈산산맥의 남쪽 기슭은 마치 북쪽에 거대한 은빛 용이 길게 누운 듯한 모습으로, 북쪽의 찬 기류를 막아주는 천연 방벽 역할을 하며, 아커쑤의 장엄한 자연 경관을 빚어낸 주요 원천이기도 하다.
빙하와 협곡이 써 내려간 장대한 서사시
아커쑤 지역 원쑤현에 있는 톈산 퉈무얼(托木爾) 풍경구는 톈산 최고봉인 해발 7443m의 퉈무얼봉(포베다산) 남쪽 기슭에 자리하며, 전체 면적은 7.52km²다. 2013년에는 퉈무얼봉을 중심으로 한 신장 톈산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중국 최대의 현대 빙하 작용 지역 중 하나인 퉈무얼봉은 빙하 융수와 내·외력에 의한 지질 작용이 함께 어우러져 다채로운 자연의 경이로움을 창조해 냈다. 대지 위에 보석처럼 박힌 아름다운 빙하호, 수백 미터 깊이로 갈라져 신비롭고 아득한 기운을 풍기는 크레바스, 옅은 청록빛을 띤 빙하 동굴과 각기 다른 형상을 지닌 얼음 버섯은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얼음층 아래로는 빙하수가 졸졸 흐르며 대자연의 독특한 선율을 들려준다.
빙하가 펼쳐내는 기이한 경관 외에도, 관광지 내에 자리한 퉈무얼 대협곡은 지질 애호가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협곡의 총길이는 약 50km에 달하며, 양측 산지는 붉은색 단샤(丹霞, 적색 사암이 침식되어 형성된 기암절벽과 봉우리) 지형이 주를 이룬다. 수억 년 동안 풍화와 하천의 침식 작용을 거쳐 각양각색의 기묘한 지형들이 형성됐다. 어떤 것은 고개를 치켜든 사자를 닮았고, 어떤 것은 성채처럼 우뚝 솟아있으며, 또 어떤 것은 겹겹이 쌓인 책을 연상시킨다. 협곡을 따라 트레킹을 하다 보면 발밑으로는 곱디고운 붉은 모래가 느껴지고, 옆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협곡 틈새로 스며든 햇빛이 암벽 위에 빛과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형상은 시시각각 변하며 원시적이면서도 광활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퉈무얼봉의 수직적인 자연대 분포는 대자연이 써 내려간 하나의 ‘생태 암호’와 같다. 물론 일반 여행객이 그 전모를 온전히 마주할 기회는 거의 없다.
해발 4000m 이상의 한랭 풍화대에서 3000m 부근의 고산 초원, 2000m 이하의 가문비나무 숲에 이르기까지, 고도대마다 자연의 신비가 깃들어 있다. 한랭 풍화대에서는 암석이 동결 쐐기 작용을 거쳐 ‘돌바다’를 이뤘고, 고산 초원에서는 설련화(雪蓮花)가 특유의 솜털 보온 구조로 혹독한 자외선을 견디며 생명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가문비나무 숲의 나이테 밀도 변화는 서기 1460년부터 1860년까지 이어진 소빙하기의 저온 현상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어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설선(雪線, 만년설이 시작되는 고도 경계선)의 오르내림은 실크로드의 흥망과도 오묘하게 맞물려 있다. 온난기였던 당(唐)나라 시기(618~907년)에는 설선이 상승해 교역로의 통행 기간이 길어졌던 반면, 소빙하기였던 명(明)나라 말기(1368~1644년)에는 설선이 하강하면서 일부 역로(驛路)가 폐쇄되었는데, 이는 역사의 파란만장한 변천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25년 6월 28일, 톈산 남쪽 기슭의 눈 덮인 봉우리에서 빙하 융수가 거세게 흘러내려, 고비사막 사이로 굽이치는 초록빛 회랑을 빚어냈다.
사막의 기적, 황무지에서 과수원으로
오늘날 ‘아커쑤’라고 하면, 많은 중국인은 아삭하고 달콤하며 과즙이 풍부하고 향긋한 과일 향이 매력적인 아커쑤 빙당심(冰糖心, 과심부가 꿀처럼 맑고 달콤함) 사과를 떠올린다.
초겨울이 되자, 아커쑤 지역의 사과 수확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아커쑤 한 사과 과수원에서는 가지마다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고, 공기 중에는 달콤한 과일 향이 가득하다. 과수원 안을 오가며 수확과 선별, 운반에 분주한 농부들의 얼굴에는 풍년의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아커쑤 전역에는 타리무 분지 둘레에 조성된 특색 임과(林果, 방풍림과 과수원) 기지의 면적이 3000km²에 달해, 신장 전체 임과 재배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2025년 한 해 임과 생산량은 300만 t, 총생산액은 200억 위안(4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과 산업은 빈곤 퇴치와 농촌 진흥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아커쑤의 큰 일교차가 달콤한 과일 재배에 유리한 조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 임과 산업의 발전은 무엇보다도 수십 년간 꾸준히 이어져 온 녹색 실천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2025년 10월 21일, 신장 아커쑤 지역 아와티(阿瓦提)현의 과수 농가가 빙당심 사과를 수확해 선별하고 있다.
40년 전만 해도 타리무 분지의 타커라마간(塔克拉瑪干, 타클라마칸) 사막은 이 ‘보물 같은 땅’을 수시로 위협했다. 아커쑤 남부에서는 사막과 도심 사이의 거리가 불과 6km에 불과했으며, 사막이 매년 도심 쪽으로 5m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던 1986년, 커커야 황무지에 녹화 사업이 시작되며 방호림 조성이 본격화됐다. 1990년 이후 현지 정부는 주민들이 먼저 경작하고 수확한 뒤에 도급비를 내도록 하는 한편, 수도 전기 요금을 전액 면제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추가로 시행했다. 1992년에는 홍부사(紅富士) 사과 품종이 도입되면서 톈산의 눈이 녹은 물로 기른 사과가 중국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고, 아커쑤는 명실상부한 ‘사과의 고장’이 됐다.
생태 환경의 개선은 연쇄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연간 강수량은 60mm에서 120mm로 늘었고, 연간 황사 일수는 100여 일에서 30일가량으로 줄었다. 산림 피복률은 3.35%에서 9.04%로 상승했으며, 인공림 면적은 약 469.4km²에서 3490.3km²로 확대됐다. 습지 면적은 1562.8km²에 달하고 야생동물은 270여 종, 야생식물은 52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지금 아커쑤에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풍경이 서서히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