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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향토 문화


2026-07-08      

유구한 역사를 지닌 쯔보에서는 여러 세대에 걸친 노력 속에서 다채로운 전통 민속 문화와 지역 특색이 깃든 곡예(曲藝)가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요재이곡 전승인 푸장쥔(蒲章俊, 왼쪽 두 번째)이 요재이곡 <인뉴쓰(銀紐絲)>를 공연하고 있다.


민속의 기억을 지키다

명·청 시기, 각지에서 모여든 상인들이 저우춘에서 교역을 펼치면서 대규모 시장과 묘회(廟會, 임시 장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이는 지역 민속 문화의 번영으로 이어졌다. ‘저우춘 신쯔(芯子)’는 오늘날까지도 지역 묘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사다.


징과 북 연주, 그리고 중국 북방 지역의 전통 민속춤인 앙가(秧歌)로 막을 여는 ‘신쯔’ 공연. 공연 제목이 발표되면 장정 십여 명이 누각과 정자 모양으로 꾸며진 받침대를 들어 메고 본격적인 행렬이 시작된다. 가늘고 높은 지지대 위에는 전통극 인물로 분장한 배우가 한 발로 몸을 고정한 채 올라서 있다. 행진하는 동안 배우의 의상이 바람에 휘날리며, 아슬아슬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신쯔 공연은 인파에 가려 공연을 가까이에서 보기 어려웠던 초기 묘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쇠막대를 ‘심지(芯)’ 삼아 배우를 높이 올린 탓에, 멀리서 보면 마치 촛불 심지 위에서 불꽃이 춤추는 듯하다고 해서 ‘저우춘 신쯔(芯子, 심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저우춘 신쯔는 현재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무형문화유산 전승자인 장커수이(張可水)는 지금도 저우춘 신쯔 계승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배우들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공연할 수 있도록 경량화된 머리 장식과 공연 의상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장 씨는 “신쯔는 단순한 이색 공연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 고리”라며 “한 번 공연이 열리면 무대를 메고 행진하는 사람, 행렬 주변을 지키며 질서를 유지하는 사람, 공연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까지 마을 사람 전체가 모여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기존 전승자의 고령화와 젊은 세대의 참여 의지 부족이라는 전승 위기에 맞서 장커수이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 레퍼토리에 비단 문화 등 지역 고유의 요소를 접목하는 한편, 학교를 찾아가 신쯔의 역사를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다. “전통을 흥미롭고 친근하게 만들어야 젊은 세대가 이 문화의 뿌리를 이어받으려 할 것이다.”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저우춘 신쯔’ 공연 현장


찻집, 새로운 이야기를 쓰다

오후, 장뎬구 진다이(金帶)공원 선큰 광장(Sunken Plaza)에 위치한 요재차관(聊齋茶館)에 들어서면 통유리창 너머로 비친 햇살이 나무 찻상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전통적인 찻집이 아니라, 문구 용품 회사가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다. 벽면 책장에는 문구류와 문화 상품이 진열돼 있고, 중앙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는 곡예 배우가 현지 방언으로 요재이곡(聊齋俚曲)을 들려준다.


앞서 소개했듯, 유명 지괴소설 <요재지이>의 저자 포송령은 쯔보 출신이다. 그는 말년에 자신이 창작한 창본에 당시 유행하던 민간 가요와 가락을 결합해 독특한 음악·문학 장르를 탄생시켰다. 노래와 대사, 연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인물을 생생하게 묘사했으며, 작가의 윤리관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봉건사회의 어둠과 부패를 비판했다. 포송령의 서재 이름이 요재(聊齋)였던 까닭에 이를 ‘요재이곡’이라 부른다.


무대 아래에서는 스무 살 남짓한 젊은이 몇 명이 개완차(蓋碗茶, 뚜껑 달린 찻잔에 우린 차)를 손에 들고 공연에 심취해 있다. 엉뚱하고 익살스러운 대목이 나오자 한 젊은이가 입술을 꽉 다문 채 살짝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배우의 공연을 방해할까 이내 고개를 숙이고 차를 한 모금 마신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300여 년 전 포송령은 푸자좡(蒲家莊) 동쪽에 찻집을 차리고 오가는 상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기이한 이야기와 세상사를 수집해 <요재지이>를 썼다고 한다. 오늘날 요재차관은 현대판 ‘이야기 집결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담긴 문화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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