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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치구이 한 접시에 담긴 도시의 온기


2026-07-08      

고속철도를 타고 쯔보에 도착해 역을 빠져나오자, 개찰구 맞은편에 걸린 “프렌들리 산둥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광고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친절함은 아마도 많은 이가 쯔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상일 것이다.


2025년 5월 3일, 바다쥐 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장터를 둘러보고 먹거리를 즐기며 노동절 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공유 전기 전동차 옆에서 휴대전화로 이동 경로를 검색하고 있던 필자에게, 지나가던 쯔보 시민이 다가와 ‘도움이 필요하냐’고 먼저 말을 건넸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필자가 외지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현지에서 입소문 난 바비큐 집 몇 곳을 선뜻 추천해 주었다.


오후 5시, 현지인의 안내에 따라 장뎬(張店)구 바다쥐(八大局) 시장에 도착했다. 남북으로 약 700m 길이의 메인 거리와 동서 방향으로 뻗은 두 개의 보조 도로로 구성된 바다쥐 시장 거리 양옆에는 각양각색의 쯔보식 바비큐와 길거리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거리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약 100명 규모의 공연팀이 남에서 북으로 퍼레이드를 펼치자, 수많은 인파와 카메라가 몰려들었다. 메인 거리 퍼레이드가 끝나자 배우들은 너도나도 바비큐 집으로 흩어져 들어갔고, 공연을 보던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쯔보식 바비큐는 먹는 방식부터 매우 독특하다. 테이블마다 먼저 붉게 달아오른 숯이 담긴 작은 화로가 놓이고, 70~80% 정도 초벌구이 한 꼬치가 나오면 손님이 자기가 원하는 식감에 맞게 직접 마저 구워 먹는다. 꼬치가 먹음직스럽게 익으면 기름이 지글지글 흐르는 고기 꼬치 두 개를 집어 양념 가루를 골고루 묻힌 뒤, 납작하게 구운 샤오빙(小餅) 위에 올린다. 이어 쇠꼬챙이를 빼내고 산둥 특산물인 연한 대파를 곁들여 함께 싸먹는다. 짭조름한 고기의 풍미를 샤오빙이 부드럽게 감싸주고, 양념은 감칠맛을 더하며, 대파는 느끼함을 잡아준다. 각 재료가 서로의 맛을 살리며 어우러져 쯔보식 바비큐만의 매력을 완성한다.


쯔보의 바비큐 집에서 손님이 양념과 각종 꼬치구이를 샤오빙에 먹으며 바비큐의 풍미를 만끽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강태공(姜太公)이 공을 인정받아 제(齊) 땅 영구(營丘, 지금의 쯔보시 린쯔·臨淄구)의 제후로 봉해지고, 그곳에 제나라를 세우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매일 점심과 저녁 두 차례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은 쯔보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와 쯔보 출신의 청(淸)나라 문학가 포송령(蒲松齡)이 쓴 지괴소설 <요재지이(聊齋志異)> 속 이야기 등으로 구성해 관광객들이 바비큐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쯔보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정펑(鄭峰) 아쯔(阿淄) 바비큐 대표는 “2025년 8월 극장식 공연을 처음 선보인 이후 손님이 이전보다 30%가량 늘었다”며 “외지에서 온 친구를 데리고 꼬치구이와 공연을 함께 즐기기 위해 일부러 찾는 현지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바다쥐 시장의 업종과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삶의 활기와 정취만큼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밤이 찾아오자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인파로 가득 찬 거리에는 상인의 호객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 음식 냄새가 어우러져 활기를 더했다. “사장님, 차오궈빙(炒鍋餅, 납작하게 구워낸 밀가루 반죽을 얇게 썰어 튀긴 뒤 양념으로 볶아낸 요리) 하나 주세요!”, “쯔미빙(紫米餅, 얇은 밀가루 피에 흑미를 넣어 구운 길거리 간식) 아직 있나요? 1kg 포장해 주세요!”, “우유 라오자오(牛奶醪糟, 우유에 술지게미와 말린 과일을 넣어 끓인 음료) 향이 너무 좋아서, 줄 서서라도 먹어봐야겠어요!” 수많은 먹거리 노점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사람들은 손에 음식을 든 채 거리를 누볐다. 북적이는 인파와 끊임없이 오가는 발걸음, 곳곳에서 풍겨오는 음식 향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생동감 넘치는 저잣거리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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