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9

2026년 1월 4일부터 7일까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200명이 넘는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한국이 이같은 대규모 사절단을 조직해 방중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방문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을 갖고, 다수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했다. 양국 관계는 물론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향후 중한 관계의 발전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번 방문은 중한 고위급 교류 정상화의 새로운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실질 협력 강화와 양자 관계의 안정적·지속적 발전 추진에 대한 양측의 확고한 의지를 대외에 분명히 보여주었다. 세계화가 역풍을 맞고 역내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이번 방문은 동북아 및 역내 경제 회복에 귀중한 확실성을 불어넣었다.
중한 비즈니스 포럼, 8년 공백 넘어 유의미한 성과 다수 도출
지난 1월 5일, 중한 비즈니스 포럼이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최됐다. 8년 만에 재개된 이번 행사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첨단 기술 및 미래 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 경제와 혁신 기술 공유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고, 제조업 및 공급망 협력 측면에서는 핵심 부품, 신에너지 설비, 기계 제조 등 분야를 포함한 산업·공급망 통합 및 상호 연결성 강화를 중점 과제로 삼았다. 소비재 및 신시장 창출 분야에서는 뷰티, 식품, 패션, 생활용품 등 소비재 부문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로 했으며, 문화 콘텐츠 산업 협력 분야에서는 영상,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의 무역과 교류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양국 정상의 공동 입회 하에, 중한 양국은 과학기술 혁신, 생태 환경 보호, 교통 운송, 경제 무역 협력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15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한국 측 발표에 따르면, 비즈니스 포럼 기간 양국 기업은 총 9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계약 총액은 4411만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실질적 성과는 양국 기업 및 기관의 향후 협력 확장을 위한 탄탄한 제도적·시장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의 활력과 잠재력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경제 협력 심화와 질적 고도화
중한 경제 무역 관계의 미래는 구조 전환, 협력 분야의 심화, 그리고 대외 환경의 제약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한 경제 무역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여 년간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은 제조업 분업과 상품 교역을 핵심으로 하여, 매우 긴밀하지만 상대적으로 단일한 상호 의존 구조를 형성해 왔다. 현재 양측 모두 전통적인 가공무역과 중간재 교역에만 의존해서는 양국 관계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번 방문 기간 도출된 일련의 공감대와 협력 성과는 중한 경제 무역 관계가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제고’로 전환되는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 협력 측면에서 중한 경제 무역 관계는 기존의 제조업 분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및 혁신 주도형 협력으로의 업그레이드가 기대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동력 배터리, 첨단 소재 등 기존 분야는 여전히 중요한 협력 축으로 남겠지만, 협력 방식은 일방적 수출이나 단순한 외주가 아니라 기술 협력, 공동 연구개발, 산업망 안정성 강화에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한편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스마트 제조를 대표로 한 신기술 분야는 점차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무역 구조 측면에서는 서비스 무역과 소비 분야 협력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비 시장의 지속적인 고도화와 함께, 문화 콘텐츠, 뷰티, 식품, 의료 헬스케어, 창의 산업 등 분야에서 한국의 비교우위가 점차 두드러지면서 양국 간 무역 구조는 더 다변화될 것이다. 문화 콘텐츠, 브랜드 소비재, 현대 서비스 산업은 경제 무역 규모 확대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민의 기반을 강화하고 정치적 변동성이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향후 중한 경제 무역 관계에서 ‘소프트 협력’의 비중이 확대될 경우, 양자 관계가 특정 산업이나 정책 변화에 과도하게 영향받는 문제를 일정 수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화로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미래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경제 무역 협력을 중심축으로, 고위급 대화, 비즈니스 포럼, 기업 간 매칭 등 다층적 소통 채널을 활용해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의 고도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향후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양국의 경제 무역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하고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한 협력은 여전히 불확실성과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양국은 변화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함께 발맞춰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 발전을 끌어나가야 할 것이다.
글 | 리둥신
산둥(山東)대학 동북아학원 교수, 동북아연구센터 부주임, 중일한 싱크 탱크 네트워크 연구기지(웨이하이·威海)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