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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해가 건네는 희망의 신호


2026-02-13      



말(馬)은 중국 문화에서 강인하고 진취적이며 충직과 용맹, 상서로움을 표상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일곱 번째이자 양기(陽氣) 가장 왕성한 정오(正午) 시간대 나타내는 말은 예로부터 중국인의 삶과 정신세계에 깊이 뿌리내려 왔다.


고대 사회에서 말의 위상은 특별했다. 군사력의 핵심이자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말은 사회적 지위가 매우 높았고, 국가 안위는 물론 민생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이에 따라 고대인들은 말의 해 돌아오면 말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풍습 이어왔다. 민간에서는 길일을 택해 마왕묘(馬王廟)에 향과 촛불 밝히고 술과 고기를 정갈히 차려냈으며, 말에게 먹일 최상급 사료를 함께 올리는 정성을 보였다. 제관(祭官) 분향 뒤 머리를 조아 말의 번성과 건강, 그리고 길 위에서의 평안을 기원하면 제례에 참여한 이들 또한 일제히 엎드려 경배했다. 이어 말에게 붉은 비단을 매어주며 새해 모든 일이 순조롭고 길하기를 염원했다. 나아가 사람들은 말을 관장하는 별자리인 천사성(天駟星)에 제사를 올렸다. 이는 가축의 안녕과 번성을 기원하는 동시에 말을 타고 떠나는 모든 여정 위에 무사 안전 깃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말은 풍습 영역을 넘어 시와 그림의 단골 소재로도 고대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이하(李賀)의 <마시(馬詩)>에 등장하는 “광활한 사막의 모래는 눈처럼 하얗고, 연산 걸린 달은 갈고리 같(大漠沙如雪, 燕山月似鉤)”라는 구절은 변방의 준마에 투영한 드높은 공명심과 포부를 절묘하게 드러낸다. 맹교(孟郊) “봄바람에 뜻을 얻으니 말발굽 소리마저 경쾌하다(春風得意馬蹄疾)”시구를 통해 과거 급제의 벅찬 기쁨을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말발굽 소리에 실었다. 화가들의 붓끝에서도 말은 생동감 넘치게 재현됐다. 특히 근대 중국 회화의 거장 쉬베이훙(徐悲鴻, 서비홍)의 <팔준도(八駿圖)>는 휘날리는 갈기와 힘찬 골격으로 역동성 정수를 보여주는 말 그림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러한 말의 이미지는 이미 일상에 깊숙이 녹아들었다.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뜻하는 ‘백락상마(伯樂相馬) 고사는 말의 해가 되면 더욱 빈번히 회자된다. 사람들은 이 말을 빌려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는 귀인을 만나기를,  천리마처럼 자신의 역량을 가감 없이 펼칠 수 있길 염원한다. ‘용마정신(龍馬精神)’ 역시 새해에 즐겨 나누는 덕담으로 활 넘치는 기운으로 정진해 하는 일마다 적극적으로 몰입하 풍성한 결실을 거두길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말의 해의 풍습에는 삶 향한 중국인의 진솔한 염원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말의 해, 춘절(春節, 중국 음력 설)이 되면 가가호호 말과 관련된 춘련(春聯, 새해를 맞아 대구·對句로 된 문구를 적어 붙이는 종이 장식)과 창화(窗花, 창문에 붙이는 종이 공예)를 붙이며 명절 흥취를 돋운다. 춘련에는 대개 ‘마도성공(馬到成功)’이나 ‘용마정신’과 같은 서기(瑞氣) 어린 문구가 쓰인다. 창화에는 봄 대지를 경쾌하게 내달리는 준마의 형상을 정교하게 표현해 만사형통하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롭게 하려는 마음)하는 삶에 대한 바람을 담아낸다. 또 말 모양의 화등(花燈, 화려하게 장식된 등)을 한다. 원소절(元宵節, 음력 1월 15일) 다다라 거리마다 각양각색의 준마 등불 불을 밝히며 앞날의 광명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장관을 선사한다. 명절마다 사람들이 말(馬)을 언급하고  형상을 곁에 두는 까닭은, 말이 지닌 진취적 기상과 변치 않는 충직함이 ‘지속적 성장과 안정이 공존하는 삶’이라는 우리들의 보편적인 염원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천년 넘게 이어온 말에 대한 사랑과 기대는 중국인의 일상적인 소망 속에 깊이 스며들어 소박하지만, 온기 어린 삶의 매 순간을 묵묵히 지탱해 주고 있다. 


글|장샤오솨이(張曉帥) 중국사회과학원대학 문예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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