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지난 11월 1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한국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XINHUA
2025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제32차 지도자회의(2025 APEC회의) 참석차 한국 경주를 방문하고 국빈으로서 방한 일정을 이어갔다. 이번 방문은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가 성공적으로 폐막한 뒤 중국 최고 지도자의 중요한 외교 행보다.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고 양국 호혜 협력을 한층 심화시키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20기 4중전회에서 <국민 경제 및 사회 발전 15차 5개년 규획 제정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건의(中共中央關於製定國民經濟和社會發展第十五個五年規劃的建議)>(이하 15·5 규획 건의)를 심의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는 기초가 안정되고 강점이 많으며 회복 탄력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 호조세를 뒷받침하는 조건과 기본 추세는 변함이 없다면서,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히 확대해 세계 각국과 발전 기회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은 가깝고도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다. 이러한 흐름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발전 계기를 가져다줄 것이다.
개방적 중국, 세계와 발전 기회를 공유하다
지속적인 개방은 번영의 핵심 열쇠다. 지난 5년간, 글로벌 경기 회복이 부진하고 외부 도전이 거센 상황 속에서도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견지하며 중국의 새로운 발전을 통해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경제 총량은 110조(약 2경 2746조 7113억원)·120조·130조 위안이라는 큰 관문을 연이어 뛰어넘었고, 1인당 GDP가 2년 연속 1만 3천 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율도 연평균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중국 GDP는 이미 100조 위안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성장했으며 연간 GDP는 140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가오는 ‘15·5’(2026~2030년) 규획 기간, 중국은 더욱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할 예정이다. ‘15·5’ 규획 건의는 ‘15·5’ 시기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확대에 관한 별도의 장(章)을 할애해 체계적으로 배치했다. ‘자주적 개방 적극 확대’, ‘무역 혁신 발전 추진’, ‘쌍방향 투자 협력 공간 확장’ 등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는 개방과 협력, 호리공영(互利共赢,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을 고수하겠다는 중국의 강력한 신호다. 최근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된 제8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는 이러한 약속을 생생히 보여준 사례다. 이번 박람회에는 155개국 및 지역, 국제기구가 참여했고, 해외 기업 4108곳이 전시에 참가했으며, 신제품·신기술·신서비스 461개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국의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 세계와 발전 기회를 공유하려는 진심, 경제 글로벌화 추진에 대한 책임감이 시종일관한 것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주었다.
‘15·5’ 규획 건의는 향후 5년간 중국 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제시했다.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의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과학 기술 자립자강(自立自強) 수준을 대폭 향상하며 개혁을 진일보 전면 심화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 또 사회 문명 수준을 뚜렷하게 높이며 인민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하고 아름다운 중국 건설의 중대한 진전과 국가 안보 장벽의 공고화를 이룬다. 중국은 경제 건설을 중심으로, 고품질발전 추진을 주제로, 개혁 혁신을 근본 동력으로, 나날이 증가하는 인민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근본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히 당을 다스림)을 근본 보장으로 삼아 경제의 질적 향상과 합리적인 양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인간의 전면적 발전과 인민 전체의 공동부유(共同富裕) 실현을 위한 견실한 발걸음을 내디뎌 2035년까지 시간표대로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할 것이다. 더 개방된 중국은 자국의 고품질발전을 통해 세계에 더 많은 발전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 다양한 양국 교류 행사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한국과 산둥(山東)의 만남, 상생과 번영의 미래로’라는 주제로 2025 중국(산둥)-한국 우호 주간 행사가 중국 산둥 지난(濟南)과 칭다오(靑島)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문화교류의 밤 행사가 끝나고 내빈들과 공연 출연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리위안중(李元忠)
“이웃의 성공을 돕는 것은 곧 자신을 돕는 것”
중한 협력 새 장을 열다
시진핑 주석은 한국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웃의 성공을 돕는 것은 곧 자신을 돕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간결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은 이 말은 중한 관계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준다.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인 양국의 발전은 이미 깊이 얽혀 있으며 앞으로도 상호 성취 속에서 함께 번영을 이룰 것이다.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의 내실과 외연은 이미 이익 공동체를 구축해 왔다.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제2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양국은 자동차 제조·석유화학·조선 등 일부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도 양국 경제 무역 구도의 본질은 여전히 경쟁성보다는 상호 보완성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핵심 산업 공급망 분야에서는 높은 수준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전자와 기계 등 산업에서는 영역의 다원화와 긴밀한 분업 협력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역 경제협력 메커니즘의 심화는 중한 경제 무역 관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2015년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의 무역 투자 자유화 및 편리화 수준은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고품질 이행에 이어 중한 FTA 2단계 협상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RCEP 협정에 따라 중한 양국은 상대국 제품의 86%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며 자동차 부품, 화학 제품 등 주요 분야가 처음으로 관세 감면 목록에 포함돼 고부가가치 산업 협력에 새로운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중한 FTA 2단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서비스 무역과 투자 자유화 수준도 한층 더 향상될 전망이다. 2035년까지 중국 주민의 서비스형 소비 지출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60%에 달해 약 40조 위안 규모의 신규 소비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비스업 위주의 한국 경제에 거대한 시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적 협력은 중한 산업 협력의 새로운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모두 AI를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켰고, 기술과 산업망 측면에서 일정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양측은 공동 연구실 설립, 기술 공유 등 방식을 통해 기술 봉쇄에 함께 대응하고 혁신 플랫폼을 공동 구축해 과학 연구 성과의 실용화와 정착을 앞당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분야에 AI를 폭넓게 도입 및 활용하고 AI 응용시장을 함께 확대해 나갈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北京) 대표처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 대표처가 공동 주최한 2025 중한 콘텐츠 산업 비즈니스 상담회가 지난 11월 20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됐다. 행사에서 중한 양측 업체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OTRA 베이징 대표처 제공
바이오의약 분야의 기술 상호 보완성 역시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은 NK 세포 치료법의 항노화 세포 기술과 고급 의료기기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반면, 중국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규모와 AI 기반 진단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양측이 공동 연구개발(R&D),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유통 체계 구축 등에서 협력을 심화한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녹색 발전 목표 아래 실질적 협력은 중한 경제 무역의 새로운 성장극(Growth Pole)을 확장하고 있다. 양국은 모두 탄소중립 목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에너지 구조 전환과 녹색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수소에너지, 에너지 효율, 환경 보호 기술 등 분야에서 풍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의 배터리 기술 우위와 중국의 시장 규모, 산업 연계 역량이 결합할 경우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 신에너지차 제조 및 시장 확대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양국 모두 인구 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한 실버 경제 협력은 막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중국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인구 고령화 대응 및 실버 경제 발전 측면에서 장기간 탐색과 실천을 거쳐 왔다. 이를 통해 대응 이념과 경제 제도 측면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양국은 노인 정책 조율을 강화하고, 고령친화제품과 서비스 표준의 상호 인증을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 내 고령친화제품 및 서비스의 통일된 표준을 함께 제정함으로써 글로벌 실버 경제의 ‘아시아형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한국이 보유한 첨단 제조 기술과 건강관리 제품에 대한 기술 우위가 중국의 거대한 소비 시장과 결합한다면 새로운 산업 형태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양국 노년층이 발전의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제 글로벌화는 역풍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개방과 협력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고 호리공영은 여전히 모두가 지향하는 가치다. 경제 글로벌화의 수혜자인 중국과 한국은 다자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하고, 우호적인 협력을 강화하며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 AI와 녹색경제, 실버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양국 국민이 발전의 결실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과 한국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손을 맞잡고 나아갈 때, 의심할 여지 없이 더욱 번영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멍웨밍(孟月明)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소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