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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으로 느끼는 삶의 활기와 손끝으로 이어온 장인정신


2026-03-31      

난창 묘회(廟會, 임시 장터)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흥겨운 용등 공연 사진/VCG


이른 아침 골목에서 풍겨오는 반펀(拌粉) 향부터, 밤이 깊어 갈수록 더해지는 야식거리의 열기까지. 중노년 여성들의 광장춤에서 세계로 뻗어 나가는 용등(龍燈) 불빛까지. 난창의 이야기는 시장과 거리를 가득 채운 삶의 온기 속에 스며 있고, 문화 전승의 맥을 따라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활기 넘치는 일상과 무형문화유산 곳곳에는 이 도시의 생생한 삶의 모습과 두터운 문화적 저력이 오롯이 담겨 있다.


난창 반펀 사진/CNSPHOTO


골목마다 피어오르는 뜨거운 미식의 향기

난창 사람들의 하루는 대개 매콤한 반펀과 따끈한 와관탕(작은 항아리에 담아 숯불로 오래 끓여낸 탕)으로 시작된다. 메이링 기슭에서 17년째 운영 중인 룽(龍) 사장의 반펀 가게는 이 지역의 노포로 통한다.


‘치익’하고 하얀 다진 마늘과 선홍색 고추가 기름에 닿는 순간, 강렬한 향이 퍼지며 골목의 아침을 깨운다. “국수는 찬물에 두 번 헹궈야 쫄깃하다.” 룽 사장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조리하며 “소스가 요리의 영혼이다. 생추(生抽, 맛이 짜고 빛깔이 연한 간장)로 감칠맛을 더하고 노추(老抽, 구수한 맛의 빛깔이 짙은 간장)로 색을 낸다. 여기에 쌀식초로 입맛을 돋우고 황두장(黃豆醬, 콩 발효장) 반 숟갈과 굴소스까지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고 소개했다. 손님들은 낮은 의자에 둘러앉아 국물을 들이켜고 후루룩 국수를 먹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부드럽고 매끈한 반펀을 입에 넣으면 가장 먼저 국수를 감싸고 있던 진한 양념이 혀끝에 닿는다. 국수 위에 올린 무말랭이는 아삭한 식감을 더하고, 쫄깃한 쌀국수는 은은한 쌀 향을 풍기며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씹을수록 각 재료의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풍미가 한층 깊어진다. 그다음 질항아리에서 중약불로 뭉근히 끓여낸 달걀 고기 완자탕을 한 숟갈 떠먹으면 잠시 얼얼한 열기가 스쳐 간다. 이내 따뜻한 국물이 입안의 매운 기운을 가라앉히며 뱃속 깊이 스며들어 개운한 만족감을 안긴다.


부드럽고 달콤한 바이탕가오 사진/VCG


장시는 산과 물이 많아 습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 때문에 현지 사람들은 몸속의 습기를 몰아내기 위해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다. 그러나 장시 음식이 매운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오가 되면 대사원(大士院)과 만수궁(萬壽宮) 거리 일대는 금세 인파로 북적이고 길가에는 각종 먹거리 노점이 들어서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벌집 모양의 바이탕가오(白糖糕)는 노릇하게 튀겨 겉은 바삭하고, 새하얀 설탕을 입히면 속은 부드럽고 쫀득해 달콤한 풍미가 살아난다.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매화 모양의 빙탕가오(冰糖糕)에 계화 꿀을 곁들이면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모습이 ‘작은 금붕어’를 닮은 파오파오훈툰(泡泡餛飩)은 피가 얇고 속이 꽉 차 있어 입안 가득 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김과 말린 새우를 더하면 고소한 향이 한층 배가 된다. 매운 음식을 즐기지 못하는 여행자라도 이곳에서는 ‘진짜 난창의 맛’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해가 저물고 하나둘 불빛이 켜져도 난창의 활기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도시는 오히려 더 생기를 띤다. 한 광장에서는 수신화(舒新華, 71) 할머니와 오랜 친구들이 신나는 광장춤을 막 마쳤다.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20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원과 광장에서 무료로 광장춤을 가르쳐 왔다. “이곳에서 매일 오랜 친구들이랑 춤을 춘다. 운동도 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춤이 끝나면 수 할머니와 친구들은 근처 야식 노점을 찾아 가재, 볶은 우렁이, 연근 무침을 주문한다. “어릴 적 수업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면 늘 노점을 펼쳐 이런 고추 양념에 무친 연근을 팔던 할머니들이 있었다. 1펀(分, 2.1원)에 두 조각이었는데 매콤하고 아삭해 정말 맛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맛있고 값도 저렴하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녀는 난창의 눈부신 변화에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음식이 사람들의 마음에 건네는 따뜻한 위로일 것이다.


세계로 뻗어 나간 청난의 용등

난창의 생동감 넘치는 삶의 기운은 시장과 거리의 식탁 위에서뿐만 아니라, 명절 밤을 밝히는 용등의 불빛에서도 느낄 수 있다. 난창 칭윈푸(青雲譜)구 청난(城南)촌에서 전해 내려오는 용춤 풍습은 7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곳 사람들은 매년 춘절(春節, 중국 음력 설)이 되면 징과 북이 울리고 용등이 거리를 누벼야 비로소 ‘명절 분위기’가 무르익는다고 여긴다.


“첫 번째 점은 이마 한가운데 찍어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안녕, 만사의 번창을 기원하고, 두 번째 점은 눈에 찍어 상서로운 눈이 내려 풍년과 태평성세가 이어지길 바라며, 세 번째 점은 입에 찍어 오곡이 해마다 풍성하길 빈다.” 음력 정월 초하루,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을에서 덕망 높은 어르신이 용등에 눈을 찍는 의식을 마치면 청난촌 용춤단은 장엄한 행렬을 이루어 골목골목을 누비며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넨다.


스커빈(史克濱)의 아버지는 용춤단의 ‘원로 대가’였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릴 때부터 용등 제작을 좋아하게 됐다. 처음에는 낮은 의자를 이어 만든 판등용(板凳龍)에서 시작해, 천으로 만든 포용(布龍), 조명을 단 등광용(燈光龍)을 거쳐, 오늘날의 가볍고 간편한 리본용(彩帶龍)에 이르기까지. 그는 끊임없는 개량과 혁신을 통해 이 ‘중국 용’을 세계 무대로 날아오르게 했다. 미국의 차이나타운, 프랑스의 춘절 축제는 물론, 심지어 이집트의 피라미드 앞에서도 청난의 용등을 선보였다.


“청난의 용등이 우정을 잇는 다리가 되어, 세계 각국 사람들이 이를 통해 중국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 스커빈의 이러한 바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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