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

2025년 6월 9일, 좐좐그룹 산하의 첫 번째 중고 다품목 순환 창고형 매장 ‘슈퍼 좐좐(超級轉轉)’이 정식 개장했다. 해당 매장은 3만 점이 넘는 상품을 취급하며, 가방, 신발·의류, 주얼리·시계, 게임 기기, 소형 가전 등 다양한 품목을 아우른다. 사진/VCG
항저우(杭州)시 시후(西湖)구의 한 쇼핑몰에 있는 오프라인 재활용 매장에는 의류, 운동화, 액세서리, 소형 가전 등 각종 중고 상품이 가득 진열돼 있다.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에 드는 ‘보물’을 찾는다. “한정판 피규어나 희귀본, 단종된 의류까지 이곳에서 모두 구할 수 있다. 요즘은 관리 상태가 좋은 중고 상품이 많아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 주인 천(陳) 씨의 설명이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오프라인 중고 시장뿐 아니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의 인기도 매우 뜨겁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중고품 거래 플랫폼 ‘셴위(閒魚)’에 가입한 회원 수는 6억 명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거래액은 10억 위안(21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중 1995년 이후 출생한 ‘95허우(後)’와 2000년대 출생한 ‘00허우’ 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고 소비는 이미 오늘날 청년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
“새 제품을 살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중고품이 더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후위싱(胡宇星, 24) 씨는 얼마 전 온라인에서 중고 DSLR 카메라 한 대를 구매했다. “카메라는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사용 빈도는 높지 않다. 상태 좋은 중고품을 사면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카메라뿐만 아니라 의류와 가방, 화장품에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그는 새 물건을 구매하기 전, 먼저 중고 시장이나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둘러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
여러 중고 거래 플랫폼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보다 중고 거래에 훨씬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우반(豆瓣)의 ‘소비주의를 역행하는 사람들’이라는 한 그룹에서는 한 누리꾼이 자신의 변화를 공유했다. 원가가 수백 위안이던 옷이 중고 플랫폼에서 겨우 몇십 위안에 팔리는 것을 보고 물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매달 수만 위안을 쓰던 ‘소비 중독자’에서 이제는 중고 플랫폼에서만 알뜰하게 물건을 고르는 ‘합리적 소비자’로 변했다고 했다.
과거처럼 무조건 새 제품이나 명품만을 좇기보다, 요즘 젊은이들은 물건을 살 때 실제 가치와 가성비를 더 중시하고 있다.
사회적 연결이라는 새로운 가치
이러한 합리적 소비 흐름 속에서 젊은 세대가 중고 소비를 선택하는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동기는 바로 ‘실용성과 경제성’이다. 중고 거래를 통해 구매자는 지출을 줄이고, 판매자는 초기 구매 비용의 일부를 회수해 낭비를 줄일 수 있다. IT 업계 종사자 왕쯔쉬안(王子軒, 27) 씨는 처음 셴위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원래 쓴 돈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겠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몇 년 전, 사용하지 않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중고로 판매하면서 뜻밖의 인연을 맺게 됐다. 거래 과정에서 같은 지역에 살던 구매자가 카메라의 사용법을 자세히 물었고, 두 사람은 사진 이야기에서 여행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가다 결국 친구가 됐다. 왕 씨는 “지금도 기회만 있으면 그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이런 ‘사회적 연결’이 지닌 가치는 단순한 물건 거래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선 사회적 연결 속성은 중고 거래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셴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플랫폼에서는 하루 평균 200만 건 이상의 대화가 오가는데, 그중 35%는 거래 자체를 넘어 공동의 관심사나 경험을 나누는 내용이다. 특히 게임, 반려동물, 식물, 피규어·애니메이션 등 특정 취미와 관련된 소비 카테고리에서는 주문 한 건당 평균 약 40개의 대화가 오간다. 이 중 40%는 거래 완료 후에 이뤄지는데, 많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물건 수령 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의 사회적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비
중고 소비가 청년층 사이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경제성과 사회적 연결 기능에 더해, ‘물건은 쓰임새가 다할 때까지 활용한다’라는 핵심 이념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오늘날 청년들의 가치관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 좐좐(轉轉)그룹의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약 40%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중고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순환 경제는 자원 사용량 절감·재사용·재활용을 강조하는데, 중고 거래는 이러한 이념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이다. 중고 거래를 통해 젊은 세대는 낭비를 줄일 뿐 아니라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의류 한 벌을 재활용할 경우 평균 0.72kg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휴대전화 한 대를 중고 거래하면 21.34kg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아리바바(阿裏巴巴, 알리바바) 그룹이 발표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2024)>에 따르면, 아리바바 산하 플랫폼 셴위에서 중고 거래와 재활용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감축한 탄소 배출량은 누적 약 659만 4000t에 달한다. 이는 453만 가구가 1년간 전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규모로, 2023년 대비 110% 증가한 수치다.
중고의 대변신
외면받던 존재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절약 정신이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렸던 1980~90년대에는 ‘새로 사서 3년, 헌 채로 3년, 기워서 또 3년’이라는 소비관이 주류였다. 물건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는 좀처럼 버리지 않았고, 이런 배경 속에서 중고품은 종종 ‘질이 떨어지는 물건’, ‘시대에 뒤떨어진 물건’으로 여겨지며, 사람들 사이에는 중고품에 대한 어느 정도 심리적 거부감이 존재했다.
하지만 중고 소비 시장이 꾸준히 개선되고 유휴 물품 유통망이 점차 체계화되면서 오늘날 젊은 세대는 ‘중고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났다. 중고 소비라는 새로운 흐름은 오늘날 청년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태도를 반영한다. 그들이 중시하는 것은 실용성과 경제성, 사회적 연결과 정서적 공감, 그리고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이다. 젊은이들은 중고 소비를 통해 물질적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친환경 가치를 실천하고, 생활비를 줄이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얻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