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

베이징에 위치한 반려동물 마트인 마스마트(Marsmart)에서 젊은 여성들이 반려동물 용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VCG
빠른 생활 리듬과 강한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Z세대에게 감정적 의지처이자 자기 치유의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정서적 수요는 사람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소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이메이쯔쉰(艾媒咨詢, 아이미디어 리서치)이 발표한 <2024~2025년 중국 반려동물 산업 운영 현황 및 소비 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8114억 위안(170조 39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년 뒤에는 1조 위안을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 전체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는 Z세대 반려인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주체다.
반려동물에서 ‘가족’으로
선전(深圳)에서 뉴미디어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왕성난(王勝男, 28) 씨는 다섯 살 된 러시안블루 고양이 ‘샤오더우딩(小豆丁)’을 키우고 있다. 매일 퇴근 후 집 문을 열면, 달려와 몸을 비비는 샤오더우딩 덕분에 하루의 피로가 단번에 사라진다고 한다. “고객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거나 야근이 힘들다고 투덜대도 이 녀석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는다. 그저 내 손에 머리를 비빌 뿐이다.” 왕 씨는 이런 ‘무조건적인 수용’이야말로 요즘 젊은 세대들이 가장 갈망하는 정서적 지지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반려동물은 반려인의 곁을 지키는 동반자이며, 주인에게 늘 한결같은 애정을 보낸다. “한번은 새벽 두 시까지 야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녀석이 현관 매트 위에 웅크린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모든 피로와 서러움이 눈 녹듯 사라졌다. 요즘 ‘밖에서 털려 너덜너덜해진 영혼을 반려동물이 다시 꿰매준다’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녀석은 정말 내 구멍 난 일상을 메꿔 주는 따뜻한 존재다. 늘 내 부정적인 감정을 가족처럼 어루만져주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채워준다.”
“짧은 생이지만, 자신의 한평생을 다해 내 곁을 지켜준다. 그 정서적 가치는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베이징(北京)에서 직장을 다니는 류자(劉嘉, 25) 씨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후부터 소비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매달 옷이나 스킨케어 제품에 돈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제일 먼저 고양이용 수입 사료를 쟁여 두고 구충제를 산다. 반려동물 보험에도 가입했다. 다른 집 고양이가 갖고 있는 건 우리 집 아이들도 가져야 한다. 남 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다.” 류 씨 같은 수천만 명의 Z세대 반려인들이 모여 천억 위안 규모의 반려동물 소비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돌봄에서 정서적 동반으로
많은 Z세대에게 반려동물은 이미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 이에 따라 양육 방식도 과거에 먹고 입히면 충분했던 단계를 벗어나, 섬세하고 스마트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1997년생 궁난(龔楠) 씨는 자신이 키우는 골든 리트리버 ‘베이베이(北北)’에게 늘 특별한 의미가 가득한 일상을 선사한다. 생일에는 닭고기와 마 맛이 나는 맞춤형 반려동물 케이크를 주문하고, 명절마다 분위기에 맞는 반려동물 옷을 고른다. 봄가을에는 함께 교외로 나가 캠핑이나 물놀이를 즐긴다. “베이베이 물건을 고를 때는 내 것보다 더 공을 들인다. 사료는 성분표와 영양 성분을 꼼꼼히 비교하고, 장난감은 안전성과 내구성을 따지고, 반려동물 침대는 편안함과 기능성을 모두 고려한다.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은 싹 사라지고 뿌듯함이 몰려온다.”
디지털·스마트화의 흐름 속에서 스마트 반려동물 양육 기기 역시 Z세대 반려인들의 필수품이 됐다. 항저우(杭州)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리쩌(李澤) 씨는 업무 중간중간 휴대전화로 ‘랜선 집사 놀이’를 즐긴다. “앱을 켜면 고양이가 뭘 하고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음성 기능으로 말을 걸며 교감도 할 수 있다. 야근 때문에 늦게 들어가더라도 카메라를 통해 사료와 물을 제때 먹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펫캠은 반려동물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 교감을 가능하게 하고, 젊은 반려인들의 불안감과 죄책감도 해소해 준다. 더 나아가 카메라로 반려동물의 일상을 기록해 쇼트폼 영상으로 공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랜선 반려동물 키우기’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점차 소셜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린펑(林峰) 씨는 잦은 출장 때문에 집에 있는 고양이가 늘 걱정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급식기, 스마트 급수기, 자동 고양이 화장실로 ‘고양이 홈 자율 시스템’을 구축한 뒤 걱정이 크게 줄었다. “급식과 급수 시간, 양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출장 중에도 휴대전화로 사료를 추가로 줄 수 있다. 단기 출장이라면 따로 친구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 반려동물 양육 기기의 사용 확대는 반려 생활의 편의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반려동물의 관계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물리적 거리를 넘어 반려인은 실시간으로 반려동물과 일상을 함께하며, 기술을 매개로 사랑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Z세대에게 반려동물은 더 이상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정서적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가족’이다. 이러한 역할 변화는 펫코노미(Petconomy)가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서적 체험이 결합한 복합형 소비 모델로 재편되도록 이끌고 있다. Z세대가 선도하는 펫코노미는 앞으로 소비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며, 젊은 세대의 삶의 가치관과 감정적 욕구를 투영하는 독특한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 | 돤페이핑(段非平)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