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2

최근 중국 고장극(古裝劇) <축옥: 옥을 찾아서(逐玉)>가 중국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해외 반응이 폭발적이다. <축옥>은 유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공개된 뒤 한국 글로벌 비영어권 드라마 주간차트 2위에 오르며 한국 내 중화권 드라마 가운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가상의 왕조 대윤(大胤)의 혼란한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저잣거리 백정 집안의 딸인 번장옥(樊長玉)과 정치적 음모로 인해 신분을 숨긴 채 떠도는 장군 사정(謝征).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온 두 사람이 벼랑 끝에서 맞닥뜨려 위장 혼인계약을 맺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권력 암투와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며 각자의 길을 걷는다. 번장옥은 평범한 여인에서 용맹한 여전사로 성장하고, 사정은 오랜 은인자중(隱忍自重) 끝에 대의를 지키는 인물로 거듭난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반역 세력을 소탕하고 나라의 안녕을 지켜낸다.
<축옥>은 캐릭터 설정에서 두 남녀가 대등하게 서사를 이끄는 ‘양강 구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특히 여주인공을 그려내는 방식이 기존 공식을 정면으로 비튼다. 전통적 캔디형 여주인공이 아닌 줄곧 해맑고 당차며 책임감이 강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저잣거리에서 온갖 텃세와 행패에 시달리면서도 홀로 가족의 생계를 떠받친다. 지킬 것이 생기면 더 강해져, 전란의 서막에서 그 누구보다 먼저 칼을 들고 전장에 뛰어든다. 사정은 지략과 순애보를 동시에 지닌 캐릭터로 냉철한 외면과 감정을 억누르는 내면 사이에서 복잡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도식적인 남녀 상에서 벗어나 있다. 평등과 이해를 바탕으로 동반 성장하는 연인 그 이상의 관계를 보여준다. 설원의 첫 만남부터 평범한 일상을 함께 나누고, 나란히 전장에 나서는 과정까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직접적인 고백은 하지 않지만, 사소한 디테일에서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과 둘 사이의 완벽한 호흡을 느낄 수 있다. 이로써 ‘함께 성장하는 관계’는 작품 서사의 중심축이 된다.
시청각적 연출 측면에서 이 작품은 동양적 미학의 선명한 기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대규모 실물 세트장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치 않고, 고대 저잣거리의 활기와 삶의 질감을 화면 가득히 채워 넣었다. 특히 <축옥> 시청자들이 입을 모아 감탄하고 있는 지점은 빛과 그림자를 사용한 미장센 연출이다. 이는 작품 전반의 개연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또한 문틀과 창살 등 요소를 반복적으로 활용한 구도는 ‘프레임 속 프레임’ 같은 시각적 층위를 형성하고, 섬세한 명암 연출 속에서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하며 장면의 미적 완성도와 서사적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무엇보다 <축옥>은 장르 고유의 서사가 주는 카타르시스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의 성장과 정서적 유대, 그리고 가족과 국가의 운명을 긴밀하게 엮어냈다. 극 중에서는 ‘일상의 따뜻함’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비장함’이 병치되며, 개인의 운명이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리면서도 이상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을 함께 제시한다.
이 작품은 고장극이라는 형식 안에서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개인의 성장과 서로에 대한 구원, 가족과 국가에 대한 정서적 유대를 섬세한 서사로 직조하며, 동양 미학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시대를 뛰어넘는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전달한다. 혼란과 불확실성이 삶을 잠식할 때에도 초심을 놓지 않는다면, 평범하고 고된 삶 속에서도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축옥>은 그 조용하고도 단단한 메시지를 끝내 잊을 수 없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남겼다.
글ㅣ두이란(杜怡冉) 난카이(南開)대학 인터넷뉴미디어 전공 학부생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 공식 주제가를 불러 중국인에게도 친숙한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