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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화지능, 상용화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2026-07-07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의 장인 ‘2026 중관춘(中關村) 포럼 연례회의’ 로봇 카페테리아에서는 참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고객이 QR코드로 주문을 완료하자 시스템이 작업을 자동으로 분배하고, 서로 다른 제조사가 만든 로봇 6대가 협업해 커피 제조, 탕후루 꼬치 제작, 음식 픽업, 테이블 서빙 등 각자 맡은 업무를 수행했다. 사람의 손을 전혀 빌리지 않고 완성된 커피와 디저트 세트가 고객 앞에 놓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에 불과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26년 춘완(春晚, 중국 춘제·春節 특집 프로그램) 무대에서도 각종 로봇이 쏟아져 나왔다. 쑹얀둥리(松延動力, 노에틱스), 인허퉁융(銀河通用, 갤봇), 위수커지(宇樹科技, 유니트리), 모파위안쯔(魔法原子, 매직랩)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공중제비를 돌고, 손안에서 호두를 굴리며 샤오핀(小品, 짧은 형식의 콩트) 공연은 물론 노래와 춤까지 선보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관객들은 “로봇이 정말 살아있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로봇이 대중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모습은 체화지능(具身智能, Embodied Intelligence)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2026년 3월 15일, 중위안(中原) 이기종 휴머노이드 로봇 4S 매장에서 로봇이 동작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VCG


한층 뚜렷해진 산업 전망

체화지능은 인공지능(AI)을 물리적 실체와 결합해 지능형 시스템이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환경·도구·작업 현장과 높은 호환성을 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체화지능의 가장 이상적인 구현체로 평가받으며, 현재 산업 경쟁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8% 증가한 약 1만 8000대로 집계됐다.


2026년에 접어들며 업계 전망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2026년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과 대규모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러한 공감대의 배후에는 양산 데이터라는 강력한 근거가 자리 잡고 있다. 가오궁(高工) 로봇 산업 연구소는 2026년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6만 25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험실의 시제품’에서 ‘생산라인의 완성품’으로 탈바꿈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체화지능 발전 보고서 2025>에서 체화지능이 제조업과 물류 창고, 의료·돌봄, 상업 서비스 등 현장에서 새로운 생산 도구로 자리매김하며 생산 효율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로봇이 가장 먼저 대규모로 투입될 핵심 영역으로 공장과 물류 라인을 꼽으며 산업 침투율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핵심 기술 돌파가 과제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로봇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왕량(王亮)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멀티모달 AI 시스템 전국중점실험실 부주임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과거에는 특정 작업에 맞춰 전용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범용성이 낮아 새로운 환경에 투입될 때마다 모델을 다시 학습시켜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전 언어모델(VLM) 등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AI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환경과 과업에 적응할 수 있는 범용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 기술 노선이 실질적 진전을 거두는 시점에 체화지능의 활용 지평이 비약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주임은 또 다른 핵심 과제로 ‘물리 세계에 대한 이해 능력’을 꼽았다.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로봇이 물체의 재질과 무게, 움직임의 방향성 등 물리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예측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같은 능력이 향상될수록 복잡한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신뢰성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그는 이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공동 설계도 매우 중요하다”며 “알고리즘의 성능 한계는 하드웨어 설계에 크게 좌우되고, 반대로 알고리즘의 발전이 하드웨어의 진화를 이끌어야 한다.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은 결국 이 두 가지가 깊이 융합된 결과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용 지능, 물리적 이해 능력,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 기존 AI가 ‘데이터 입력-결과 출력’ 구조를 기반으로 했다면, 체화지능은 물리적 상호작용 속에서 스스로 진화하는 폐쇄 루프(Closed-loop)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하며 수집한 행동 데이터를 모델 학습 및 반복 개선(Iteration)에 투입하고, 이렇게 최적화된 모델을 다시 더 많은 로봇에 적용함으로써 더 방대한 양의 질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


그러나 데이터 부족은 여전히 업계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체화지능의 성능 향상을 위해 최소 수백만 시간에서 많게는 수천만 시간의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재 확보된 데이터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같은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함께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멀티모달 생성형 AI 기업 즈샹웨이라이(智象未來, 하이드림 AI)와 눠이텅로봇(諾亦騰機器人, 노이톰로보틱스)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실제 데이터+생성형 영상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데이터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올해 안에 수만 시간의 체화지능 학습용 영상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업계에 고품질 데이터를 대규모로 공급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의 X-Humanoid 생산 공장에서 엔지니어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VCG


‘슈퍼 단말’ 시대가 열린다

물리적 실체와 결합한 AI인 체화지능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스마트 하드웨어와 단말기를 탄생시키며 이른바 ‘슈퍼 단말(Super Terminal)’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체화지능 분야는 글로벌 기술 경쟁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이를 국가 전략에 포함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 역시 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체화지능 스타트업 우제둥리(無界動力)의 창립자 겸 CEO인 장위펑(張玉峰)은 중국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선제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PC와 가전 분야의 표준과 생태계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주도해 왔지만, 신에너지차 분야에서는 중국이 완결형 산업망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화지능 분야에서도 탄탄한 하드웨어 생태계와 공급망, 다양한 응용 환경, 풍부한 AI 인재 풀을 기반으로 중국은 이미 세계 최상위 그룹에 진입했다”며 “산업 성장 잠재력과 시장 확대 여지도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IDC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스마트 로봇 하드웨어 시장 규모가 3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러한 성장세를 주도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같은 해 중국의 체화지능 로봇 시장 규모는 110억 달러를 돌파하고, 서비스와 소비자용 로봇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글로벌 출하량 비중은 8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성장률도 120%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기반 역시 빠르게 공고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은 150곳이 넘는다. 2025년 기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상위 6개 기업이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그중에서도 위수커지(宇樹科技, 유니트리)와 즈위안로봇(智元機器人, 애지봇)은 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창장삼각주(長江三角洲),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廣東)·홍콩·마카오 대만구), 징진지(京津冀, 베이징(北京)·톈진(天津)·허베이(河北)) 등 지역에는 다층적 혁신 플랫폼이 구축되어 산업망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고도로 활성화된 체화지능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왕 부주임은 “중국의 체화지능 산업은 이미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며 “정책, 인재, 산업 기반 측면에서 비교적 완성도 높은 생태계를 구축했고 각종 신기술 개발에서도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 산업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 지금, 중국은 선도적 위치에 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중국 체화지능 산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글 | 천커(陳珂)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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