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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I 기술, 생각만으로 세상을 움직인다


2026-07-07      

한때 공상과학(SF) 영화 속 상상으로만 여겨졌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최근 의료 현장은 물론 소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안후이(安徽)성 BCI 혁신발전대회에서 한 참관객이 착용형 BCI 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VCG

BCI 제품 상용화 가속

BCI는 인간의 뇌와 외부 장치 사이에 직접적인 통신 경로를 구축하는 기술이다. 핵심 기능은 뇌 활동에서 발생하는 의도나 상태 정보를 해독해 외부 장치를 제어하는 명령으로 변환하거나, 반대로 외부 정보를 특정 신경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함으로써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손상된 신경 기능을 회복하거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BCI는 연결 방식에 따라 크게 침습형, 반침습형, 비침습형으로 나뉜다. 세 방식의 차이는 신호를 수집하는 전극의 위치와 삽입 깊이에 있다. 침습형은 전극을 환자의 대뇌피질에 직접 삽입하고 반침습형은 경막 바깥층에 삽입해 대뇌피질에는 닿지 않는다. 비침습형은 전극을 두피 표면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필요 없어서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2024년 1월 중국과 미국에서는 BCI 인체 실험과 관련한 성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중국에서는 14년 동안 침상 생활을 이어온 사지마비 환자 양(楊) 씨가 BCI 기술을 통해 생각만으로 물컵을 집어 물을 마시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신경기술 기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첫 인체 삽입에 성공했으며, 환자는 의식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중국은 또 한 번 중요한 기술적 진전을 이뤄냈다. 칭화(清華)대학 연구팀과 중국 뇌과학 분야 선도 기업 보루이캉(博睿康, 뉴라클테크놀로지)이 공동 개발한 ‘삽입형 BCI 손 운동기능 보상 시스템(NEO)’이 정식으로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로써 중국은 침습형 BCI 의료기기의 상업화를 승인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현재 BCI 기술이 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의료 분야다. 루게릭병, 중증 마비,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 등을 앓는 환자군에게는 침습형 장치가 더 정밀한 신호를 수집할 수 있어 보다 복잡한 신경 조절 기능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야오더중(堯德中) 중국 전자과학기술대학 교수이자 쓰촨(四川) 뇌과학·뇌 모사 인공지능(AI) 연구원 원장은 “다만 이러한 분야는 대상 환자군이 제한적인 데다 수술 부담, 비용, 윤리적 문제 등의 제약이 있어 소수를 대상으로 한 정밀의료 분야에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수면 장애, 신경 재활, 만성질환 관리 등 대중적 건강 수요를 겨냥한 비침습형 장치는 수술이 필요 없고 비용과 위험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아 대규모 임상 활용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특히 수면 건강 관리용 소비자 제품과 운동기능 회복 및 보조를 위한 재활 의료 분야, 그중에서도 비침습형 솔루션이 먼저 성숙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이 2025년 8월 발표한 <BCI 기술 및 응용연구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관련 기업의 약 80%가 비침습형 BCI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시장에는 이미 다양한 비침습형 뇌 건강 제품이 출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러우링테크(柔靈科技)의 뇌파 기반 수면 모니터링 기기는 ‘모니터링+폐쇄루프(Closed-loop) 개입’ 방식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 또 청두(成都) 프론티어 뇌 모사 AI 혁신센터가 개발한 문어 모양의 장치는 모자처럼 착용할 수 있으며, 뇌 네트워크 정보를 심층 분석해 피검자의 인지능력, 집중력, 뇌 협응력을 평가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보조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등장하면서 비침습형 BCI는 실생활 활용과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1조 위안 바라보는 BCI 시장

업계에서는 AI와 BCI 기술, 그리고 체화지능(具身智能, Embodied Intelligence)이 융합해 궁극적으로 ‘인지-판단-실행’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순환 체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우링테크는 이러한 융합 가능성을 현실에서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회사는 여러 스마트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자체 개발한 근전도 손목밴드를 차량 시스템에 연결했으며, 이를 통해 손짓만으로 차량 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I 기업, 체화지능 기업과 함께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체화지능 기기들이 하나의 통합 AI 에이전트 학습 시스템에 연결돼 데이터 연동과 모델 고도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언어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신경 신호와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산업 기반과 거대한 시장, 정책 지원이라는 여러 가지 강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쑨위(孫瑜) 러우링테크 창립자이자 이사장은 “중국은 전자제품과 의료기기 분야 전반에 걸쳐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며 “유연 소재(Flexible Material), 칩 패키징, 정밀 제조 등 기술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연구 성과를 제품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환자군과 다양한 의료 현장, 방대한 소비 시장과 건강 관리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있다”며 “이는 BCI 기술을 대규모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적 차원의 정책 지원도 산업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쓰촨, 장쑤(江蘇) 등 주요 지역은 BCI 산업 발전 특별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산업 육성 목표와 핵심 기술 개발 방향, 응용 분야를 구체화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 인프라 완비, 혁신 플랫폼 구축, 선도 기업 육성 등의 전방위적인 지원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BCI 산업은 아직 기술적 가능성과 상용화 모델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단계에 있다. 중국은 개방과 협력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 연구개발과 응용 표준 수립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뇌 모사 AI 기술의 성과가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글 | 리스멍(李士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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