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7
양자 기술은 양자역학 원리를 기반으로 구축된 새로운 과학기술 체계다. 현재 양자 기술은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정밀 측정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양자 기술을 비행기에 비유하자면 양자 통신은 통신장비, 양자 정밀 측정은 라이다(LiDAR), 그리고 양자 컴퓨팅은 엔진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양자 컴퓨팅은 기초적이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 우리가 얼마나 높이, 또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궈궈핑(郭國平) 번위안양자(本源量子) 수석과학자는 생생한 비유를 들어 양자 기술 3대 분야의 내재적 연관성을 설명했다.

초전도 양자 컴퓨팅 실험실에서 엔지니어가 희석냉동기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인터뷰이 제공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 주목
양자 기술 활용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련 기술 성과가 점차 실생활과 산업 현장에 도입되며 여러 핵심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정밀 측정은 기술 성숙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제 활용 수준도 서로 다르다.
“현재 산업 현장과 가장 밀접한 분야는 양자 정밀 측정이다.” 창카이(常凱) 베이징(北京)양자정보과학연구원 상무원장은 중국이 원자시계와 원자 자력계 등 양자 정밀 측정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다고 소개했다.
원자시계는 양자 정밀 측정 기술이 가장 성숙하게 적용된 대표 사례다. 중국의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시스템 역시 원자시계를 시간 기준으로 사용한다. 최신형 칩 원자시계는 수십만 년 동안 누적 오차가 1초를 넘지 않을 정도의 정밀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레이저 거리 측정에 적용할 경우 공간 위치 측정 정확도를 밀리미터(mm)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자율주행과 라이다 기술 발전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베이징양자정보과학연구원은 성냥갑 크기의 초소형 원자시계를 개발했으며, 이는 자동차와 항공기 같은 각종 운송 수단은 물론 무선통신 기지국에도 탑재할 수 있다.
원자 자력계의 활용 범위는 더 광범위하다. 의료 분야에서는 뇌자도(MEG) 장비가 대표적인 응용 사례로 꼽힌다. 뇌 자기 활동을 시각화된 지도 형태로 제공하는 이 장비는 뇌전증 및 뇌종양 등 뇌 질환 진단을 위한 신속하고 정기적인 측정이 가능한 장시간 착용형 진단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동시에 원자 자력계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발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침습형 BCI는 전극을 뇌에 직접 삽입해야 하므로 대규모 보급에 한계가 있지만, 비침습형 뇌자도 기술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통신은 군사, 에너지, 금융 등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국가 핵심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 전송 효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통신 내용의 절대적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암호 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반면 양자 컴퓨팅은 아직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관련 알고리즘 선행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발전 추세를 보면 향후 양자 컴퓨팅이 맨 먼저 실용화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양자 화학 시뮬레이션이 꼽힌다. 예를 들어, 각종 소재와 생체 고분자 등 미시 세계를 모방하여 재현하는 양자 시스템은 신약 개발과 차세대 에너지 소재 혁신을 가속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도시 교통 노선과 물류 배송 체계를 최적화해 도시 운영 효율을 높이거나, 대기 순환과 해양 운동 같은 혼돈계(Chaotic System)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상 예보와 재난 경보의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
경쟁 속에서 모색하는 중국식 발전 경로
현재 양자 기술 분야의 글로벌 경쟁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전략적 가치가 가장 큰 분야로 평가받는 양자 컴퓨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창 원장은 “연구 인력 규모와 연구 착수 시기, 전반적인 연구 역량을 고려하면 미국이 분명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연구 기관의 역량만을 단순 비교할 경우 현재 중국이 미국과 전면으로 맞붙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연구개발 분야에서 선도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중국은 응용 시장과 응용 환경 측면에서 독자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에너지차, 모바일 결제, 물류 등 산업의 발전은 국내 응용 환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기술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러한 강점이 중국 양자 기술 발전의 핵심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양자 컴퓨팅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 연구개발 주기가 길고 투자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실패 시 위험도 막대하기 때문에 단일 주체의 역량만으로는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 정부와 연구 기관, 기업, 자본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중국이 보유한 거대한 응용 시장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 특색의 양자 기술 발전 모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창 원장은 두 가지 방향을 제안했다. 첫째, 양자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해 그들의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고, 원천기술 창출의 중요한 공급원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양자 기술 분야 전담 펀드를 조성하고 분산 투자를 통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 유도와 프로젝트 배치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이 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단기적 성과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산업의 선두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창 원장은 “ChatGPT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실험실의 장난감’ 정도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되면서 AI가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됐다”며 “양자 기술 역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순간 막대한 산업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글 | 왕옌(王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