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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취하는 법... 중국 청년들의 ‘웨이쉰’


2026-07-09      


최근 중국에서는 과일소주와 칵테일처럼 달콤하고 맛있는 술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베이징(北京) 시내 마트의 주류 코너는 복숭아맛 스파클링 막걸리, 자몽맛 라거, 룽징차(龍井茶,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일대에서 생산되는 녹차) 풍미의 밀맥주 등 다양한 맛을 가미한 술들로 가득하다. 언뜻 지나가면 주류 코너가 아니라 음료 매대라고 착각할 정도다.


소규모 양조장부터 칭다오(青島)·옌징(燕京)맥주 같은 대형 업체들까지 과일·차 향을 입힌 수제맥주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사과와 딸기, 복숭아는 기본이고 대추·구기자·생강·박하향은 물론 버섯, 팝콘, 녹두, 오이까지 수제맥주의 재료가 된다. 젊은 세대의 호기심과 재미를 자극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라면 훠궈맛 수제맥주가 나와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중국의 한 시장조사업체는 보고서에서 “Z세대는 중국 수제맥주 시장 매출의 65%를 차지하며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한 바가 있다.


중국 젊은 세대들은 이제 술을 ‘재미’로 마신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에게 퇴근길 가볍게 곁들이는 술 한 잔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소확행’이 됐다.


중국의 수제맥주 브랜드 ‘즈러창(制樂廠, 즐거움 제조 공장)’은 이런 젊은 세대를 겨냥해 재치 있는 이름의 맥주를 내놔 화제가 됐다. ‘앵그리 직장인(憤怒的牛馬)’ ,‘읽씹(已讀不回)’, ‘출근병 물러가라(班味退散)’와 같은 이름들이다. 직장인의 애환과 인터넷 유행어를 절묘하게 녹여낸 제품들이다.


중국의 대표 바이주(白酒)인 마오타이(茅臺)도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유명 기업들과 협업해 마오타이 아이스크림과 커피, 초콜릿을 잇달아 선보이며 Z세대와의 접점 찾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독주를 즐기지 않는 청년들에게 술이 아닌 디저트와 음료를 통해 생애 첫 마오타이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미래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불과 6년 전인 2020년, 마오타이그룹 명예회장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젊은층이 마오타이를 마시지 않는 건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대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좋은 술을 분간하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때 젊은층이 마오타이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타박했던 기업이 이제는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만들어 젊은층의 취향을 쫓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중국 젊은 세대는 술에서 취기가 아닌 위로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종일 일하느라 지친 필자도 수제맥주 ‘출근병 물러가라’ 한 잔과 함께 잠시나마 ‘웨이쉰(微醺, 기분 좋을 만큼 살짝 취기가 도는 상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글|배인선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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